대한뉴스(KOREANEWS) 박수향 기자 | 종로구가 10월 23일 무악동주민센터에서 서울시의 일방적인 주취해소센터 조성 추진에 반대하는 긴급 간담회를 개최하고, 시의 공식 입장 발표를 촉구했다.
‘주취해소센터’는 보호자에게 인계가 어려운 취객, 응급치료 후 일시적으로 보호가 필요한 주취자 등을 보호하는 임시 구호시설이다. 기존에는 지구대나 파출소가 그 역할을 해 왔으며, 의식이 없는 경우에만 경찰과 의료진이 상주하는 주취자 응급의료센터로 이송했다.
서울의 경우, 국립의료원과 적십자병원을 포함한 총 4곳의 주취자 응급의료센터를 그대로 운영하면서 내년 초를 목표로 주취해소센터 추가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
대상지는 시유재산인 舊 무악동 새마을금고(무악동 67-1번지)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해당 건물은 9월 2일 시 재산관리과에서 시 자치경찰위원회로 이관됐다.
하지만 이 일대는 술집·클럽 밀집 지역이 아닌 주민들이 평범한 일상을 이어가는 주거지로 인근 무악동, 교남동에는 총 7316세대(2024년 9월 기준)가 거주하고 있다.
또 독립문초등학교, 대신중고등학교, 한성과학고등학교(서대문구 소재) 등 초중고교 4곳과 어린이집 9개소가 위치해 학생과 주민 안전을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종로구와 그 어떤 사전협의나 별도의 주민설명회 없이 일방적으로 주취해소센터 설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종로구의 면담 요청 역시 거절한 상태다.
주취자 난동 등 치안 문제를 우려하는 주민과 학부모들의 동요는 날로 커지는 상황이다.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반대 서명운동이 전개되고 결의대회, 반대 집회도 계획 중이다.
이에 마련된 23일 간담회는 정문헌 종로구청장 주재로 무악동과 교남동 통반장, 직능단체 및 회원, 아파트입주자대표와 동대표, 어린이집 원장, 초등학교장, 학부모회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주민들은 “가족과 행복한 산책을 하던 밤거리가 주취자 아우성과 토사물로 뒤덮이고 우리 아이들은 범죄 위험에 노출될 것이다”, “유흥가 주변이 아닌 주거지에 취객들을 모아 두겠다는 발상은 대체 누가 한 것이냐”라며 성토했다.
이날 종로구는 서울시의 공식 입장 발표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주민과 공동 대응할 것임을 약속했다.
정문헌 구청장은 “유흥가가 아니라 조용한 주거지 한가운데 주취해소센터를 설치하면 이송에 따른 기동력 저하, 행정력 낭비는 물론이고 주민 치안 불안이 심각히 우려된다. 무엇보다 인근에 어린이집부터 고등학교까지 여러 교육시설이 다수 분포해 있다는 점도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라며 “서울시는 사안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일방적인 사업 추진을 당장 중단하길 바란다. 종로구는 이 문제에 사활을 걸고 주민과 연대, 공동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