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년째 동구여성대학 노래교실 지키는 양주호 강사

매주 수요일이면 광주 동구청 6층 대회의실에는 웃음꽃이 피어난다. 동구여성대학 노래교실에 참여한 수백 명의 수강생들이 양주호(67) 강사의 선창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박수를 치며 한바탕 흥겨운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다. 2004년부터 20여 년 동안 노래교실을 이끌어 온 양 강사는 주민들에게 기쁨과 활력을 전하며 특별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양 강사는 원래 음악인이다. 가수들의 곡을 만들고 음반을 제작하는 기획사를 운영하며 오랫동안 음악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바쁜 일정 속에서도 동구여성대학 강의를 놓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이 일은 돈을 벌기 위한 직업이라기보다 봉사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강의를 들으러 오신 분들이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게 가장 큰 보람이죠. 제가 가진 재능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기쁨을 드리는 건 당연한 의무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동구여성대학은 지난 2000년 4월 11일 문을 열었다. 현재 노래교실에는 60~70대 주민들이 주로 참여하고 있으며, 한 번에 300명 가까운 수강생이 찾을 만큼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수업은 단순히 노래를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양 강사는 매주 새로운 노래를 배우면서도 이전에 익힌 곡을 반복해 복습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주에 배운 노래를 다음 주에 다시 복습하고 새로운 곡을 배우는 식이에요. 어르신들은 반복해서 부르셔야 더 익숙해지거든요. 좋아하시는 노래는 한 번 더 연습하기도 하고요.”
그가 노래교실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실력보다 사람이다. 그는 노래교실이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온 여성들이 자신만의 시간을 찾고 새로운 삶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우리 어머니들은 자식 키우고 가족 챙기느라 정작 자기 자신에게 투자할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그런데 나이가 들고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노래도 배우고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게 되죠. 그 과정에서 ‘이런 세상도 있구나’ 하고 삶이 달라지는 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실제로 노래교실을 통해 변화를 경험한 사람들도 적지 않다. 양 강사는 그중에서도 우울증을 극복한 수강생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사람 만나는 것도 힘들어하고 집에만 계시던 분이 있었어요. 그런데 노래교실에 나오면서 친구도 사귀고 주민들과 어울리게 되면서 표정이 완전히 달라지더라고요. 예전보다 훨씬 밝아지고 자신감도 생겼죠. 그런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노래교실은 자연스럽게 주민 간 소통과 화합의 장이 되기도 한다. 함께 노래를 부르고 이야기를 나누며 새로운 인연을 만들고, 이웃과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평소에도 복지시설 등을 찾아 노래 봉사를 이어가고 있는 양 강사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삶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생각한다. 음악이 가진 힘으로 누군가에게 위로와 기쁨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이 자신이 오랫동안 활동을 이어오는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양 강사는 “요즘은 어르신들도 자신의 여가생활을 적극적으로 즐기고 배우려는 의욕이 크다”며 “활기차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참 감사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래교실은 단순히 노래를 배우는 곳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고 삶의 활력을 얻는 공간”이라며 “앞으로도 주민들이 즐겁게 웃고 서로 소통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20여 년 동안 주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해 온 양주호 강사. 앞으로도 그의 노랫소리가 지역 곳곳에 울려 퍼지며 주민들의 삶에 따뜻한 위로와 활력을 전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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