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시장 골목이 청년들 창업으로 생기 되찾아

신대륙을 꿈꾸는 청년들이 하나둘 모여 문 닫은 점포들 사이로 불이 켜지고, 감성 가득한 와인바와 공방, 서점이 자리 잡아 골목에 다시금 숨을 불어넣고 있다.
로컬의 가능성과 새로운 경험, 제약 없는 실험실을 찾는 청년들에게 옛 시장 골목이 새로운 기회의 땅인 셈이다. 청년들은 특히, 전형적이지 않은 분위기와 독특한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공간으로 노포의 분위기가 활용되는 요즘 트렌드에서 가능성을 확인해서다.
괴산군은 이러한 변화에 ‘괴산형 청년창업 지원’과 ‘로컬크리에이터 육성’ 등 제도적 기반을 통해 힘을 보태고 있다.
2024년 청년창업 지원사업으로 5개 팀을 선정해 팀당 7,000만 원을 지원했으며, 이 중 2개 팀이 칠성면에 입주했다. 2025년에도 5개팀을 선정해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로컬크리에이터 육성사업은 청년들의 지역 자립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6,000만 원이 지원되며 해당 사업을 통한 청년 창업자도 현재 칠성면에서 활동 중이다.
제도적 뒷받침 속에 문을 연 점포들은 단순한 상점을 넘어 지역 재생의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다. 청년들이 중심이 되어 만든 협동조합 ‘칠리단’이 일으킨 변화는 단순한 창업 거리를 넘어 지역 공동체 회복의 씨앗이 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41.4%에 이르는 괴산군의 지방 소멸을 해소할 가장 중요한 키는 청년이 돌아오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출생률을 높이려 해도 그 중심에는 청년이 있다. 그래서 칠리단길을 만들어가는 이들의 행보에서 청년이 돌아오는 도시 괴산의 희망을 봐서다.
업사이클링부터 책방까지… 골목을 채우는 이야기들
청년들은 괴산호, 산막이옛길 등 괴산의 대표적인 관광지와 인접한 칠성면 '옛 시장골목'에 터를 잡고 모이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1년, 빈 점포들이 하나둘 채워졌고 트렌디 한 영국 감성의 와인바, 카페, 공방이 옛 모습을 간직한 채 거리에 불을 밝혔다.
“빈 점포만 있던 시장 골목에 처음 불이 들어왔을 때는 마치 우리가 외딴섬에 등대 하나를 켠 것 같았어요.” 스튜디오 느린손 김주영(43) 대표의 입에서 시작된 '칠리단길'은 조금씩 구색을 갖추기 시작했다.
북적이는 도시에 비하면 소위 ‘코딱지’만 한 시골 동네지만 뜨겁게 끓어오르는 청년들에게 이곳은 ‘핫플레이스’나 다름없다.
폐현수막을 활용한 공방 ‘선렛’, 마을 여행사 겸 사랑방을 자처하는 카페 ‘로컬즈’, 테라리움 공방 ‘소소리움’, 독립서점 ‘모래잡이 북스’, 와인바 ‘뮈제뒤방’, 유리공방 ‘글래스유’ 등 골목 곳곳은 개성 넘치는 콘텐츠 공간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청년들의 칠리단길 실험은 현재 진행형
모여든 이들은 서로를 궁금해하며 소통하기 시작했고, 칠리단 청년 사업자 협동조합도 결성해 각자 사업도 하면서 함께 성장할 방안에도 머리를 맞대고 있다.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가 곧 상품이에요. 로컬즈는 단순히 커피만 파는 공간을 넘어서 동네 사랑방이자 마을 여행사"라며 IT 개발자로 활동했던 김기돈(50) 대표가 카페 로컬즈를 소개했다. 이곳은 괴산의 다양한 로컬 상품을 소개하는 중개자 역할까지 맡고 있다.
인구 문제와 공동체 회복의 시작점으로 주목받는 ‘칠리단길’은 단순한 상점 거리 그 이상이다. 이곳을 거닐면 청년의 꿈과 공동체의 온기가, 낡은 골목을 다시 숨 쉬게 하는 것이다.
지난 26일 처음 열린 플리마켓 ‘칠성사이’도 그 연장선상이다. 칠리단 청년사업자 협동조합 이사장인 이경선(34) 대표는 “이번을 시작으로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에 열기로 한 플리마켓과 소소한 이벤트는 관광객은 물론, 지역 주민까지 함께 참여해 골목과 지역공동체가 함께 어울리는 장으로 기획했다”라며 “‘같이 놀아보자’, ‘함께 부딪쳐보자’는 마인드로 뭉친 청년들이 골목에 활기가 돌게 하는 시작점이라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한낮의 폭염보다 더 뜨거운 열정으로 진행된 이날 플리마켓처럼 청년 창업자들이 만들어가는 칠리단길의 실험은 아직 진행 중이다. 그 끝에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는, 이 골목이 말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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