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구 소멸 위기 속 ‘여성 청년농’이 깨운 활력

“수능 때 공부를 이렇게 했으면 서울대 갔을걸요?” 바쁜 작업 속에서 웃음 터진 농담이 오간다. 땀방울이 턱 끝까지 맺혔지만 손놀림은 경쾌하다.
가시 돋친 오이를 능숙하게 따 내려가는 이들은 ‘오이유 농장’의 공동대표 이미옥(28), 백솔뫼(34), 이유정(27) 씨다.
고령 농업인이 대다수인 농촌 마을에 청년 여성 농부들이 등장하면서 지역 농업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부모님의 연고를 찾아 혹은 농업의 비전을 보고 괴산에 정착한 이들은 이제 ‘귀농인’을 넘어 지역 경제의 일원으로 성장 중이다.
이들은 지난 2월 말 오이를 정식한 지 30여 일 만에 첫 수확의 기쁨을 맛봤다. 요즘은 매일 70~80박스의 싱싱한 오이를 출하하느라 새벽 6시에 출근해 밤 10시쯤 하우스 문을 닫는다.
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괴산군 임대형 스마트팜에 입주한 ‘여온팜(여성 청년 농부들의 온기로 농사를 짓다)’ 팀의 일상이다.
이미옥 씨는 “직장생활의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는 것보다 내가 흘린 땀만큼 소득으로 돌아오는 농사가 훨씬 비전 있다”며 웃어 보였다.
이유정 씨는 “앞만 보고 가려고요. 지금의 노력이 내 농장이라는 꿈을 현실로 만들어줄 테니까요”라고 덧붙였다.
주말도 반납한 채 하우스에서 동고동락하는 이들의 동력은 ‘내 사업’이라는 애착이다. 올해 매출 3억 원 달성을 목표로 열정을 쏟고 있다.
주말이면 예비 남편과 남자 친구가 ‘무료 일꾼’을 자처하며 하우스로 달려오는 풍경은 괴산의 새로운 활력소가 됐다.
인구 소멸 위기 지역인 괴산군에 청년들이 모여드는 배경에는 군의 전략적인 지원 정책이 있다. 가장 큰 장벽인 초기 투자 비용을 군이 직접 해결해 준 것이 주효했다.
군은 0.5ha 규모의 첨단 스마트팜을 조성해 청년들이 3년간 저렴하게 임대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온·습도와 양액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스마트 시스템은 경험이 부족한 청년 농부들이 고품질의 오이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군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해 20억 원을 투입해 ‘충북형 스마트팜 임대형 시설하우스’를 추가 조성한다. 쪽파 등 다양한 작물로 범위를 넓혀 청년과 귀농인들의 초기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구상이다.
주택 수리비 지원(최대 500만 원)과 귀농 창업 융자 등 주거부터 자금까지 이어지는 입체적인 지원책도 정착을 돕는 핵심 요소다.
백솔뫼 씨는 “가끔 현타가 올 때도 있지만 지금의 고생이 데이터로 쌓이면 훗날 나만의 브랜드를 런칭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유정 씨 역시 “노력한 만큼 대가가 따를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앞만 보고 달린다”고 말했다.
괴산군 관계자는 “청년 여성 농부들의 성공적인 안착은 지역 농업의 세대교체를 상징한다”며 “이들이 독립 경영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문 컨설팅과 기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 여성 청년 농부들의 미소 속에서 소멸을 걱정하던 괴산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이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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