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 29일 유족 간담회서 제도개선 과제 제시 … 제주도 “중앙정부와 긴밀 협력”

이 대통령은 이날 제주시 회천동에서 오영훈 제주도지사, 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을 비롯한 유족들과 자리를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고 처음 맞이하는 추념식이라 꼭 참석하고자 했지만 긴박한 국제 정세와 외교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해 안타깝다”며 “아쉬운 마음에 며칠이라도 일찍 제주를 찾아 4·3영령께 참배하고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제주 4·3은 이념 갈등의 광풍 속에서 벌어진 반인권적인 국가폭력 범죄로, 제주도민의 10%에 가까운 생명이 붉은 동백꽃이 떨어지듯 한순간에 허망하게 쓰러졌다”며 “국가폭력에 희생되신 제주도민들을 생각하면 대통령으로서 매우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생존 희생자와 유족들은 가족과 삶의 터전을 잃은 슬픔에도 온전히 애도할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고, 권위주의 정부 내내 끊임없는 침묵을 강요당했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4·3특별법 제정·시행, 공식적 국가 사과, 추념일의 국가기념일 지정, 4·3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등 유족과 제주도민의 노력을 되새기며 제주4·3의 완전한 명예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추진 방향을 밝혔다.
우선 4·3에 대한 왜곡·폄훼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국회와의 논의를 통해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또 9차 희생자·유족 신고 기간과 가족관계 작성·정정, 혼인·입양 특례 및 보상 신청 기간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4·3위원회 결정으로 출생신고 전 가족의 사망 등으로 잘못된 호적으로 살아온 유족들이 서류상 제 가족을 되찾을 수 있게 된 데 대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언급하며, 앞으로 가족관계 정정의 확대 적용에도 더 신경 쓰겠다고 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4·3 기록물의 체계적 관리와 세계적 평화의 상징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아카이브 기록관 건립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4·3 사건 진압 공로 서훈 취소 근거 마련, 희생자 유해 신원 확인 강화, 유족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도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가장 강조한 것은 국가폭력 공소시효 완전 폐지였다. 대통령은 “국가폭력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와 소멸시효를 완전히 폐지해, 살아 있는 한 형사책임을 끝까지 지고 상속 재산이 있는 한 그 자손들까지 그 범위 내에서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멸시효 폐지 법률은 윤석열 정권 당시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바 있다”며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재입법해 나치 전범 처벌과 같이 영구적으로 책임지도록 반드시 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국가가 다시는 국민을 상대로,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폭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4월이 되면 추모와 애도를 이야기하지만, 그만큼 기억하고 주목해야 할 것은 제주도민들께서 보여주신 극복과 회복의 역사”라며 “마을이 불타고 식량이 고갈된 극한 상황에서도 유족과 제주 도민들은 끝끝내 생존하고 성장해 아름다운 제주 공동체를 복원해냈다”고 했다.
이어 “4·3의 가치인 평화와 인권, 화해와 상생이 우리 사회를 하나로 모으고 전 세계에 널리 퍼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오랜 세월 깊은 아픔을 안고 살아온 유족들의 마음을 대통령께서 직접 제주를 찾아 어루만져 준 것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제주4·3 왜곡·폄훼 처벌을 위한 특별법 개정, 공소시효 폐지, 신고기간 연장 등 유족들이 오래 기다려온 과제들에 대해 구체적인 의지를 밝혀준 만큼, 제주도는 중앙정부·국회와 긴밀히 협력해 이 약속들이 하루빨리 현실이 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현재 4·3 기록관 건립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며, 희생자 유해 발굴 및 신원 확인 작업도 지속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번 유족 간담회에서 나온 대통령의 약속을 바탕으로 중앙정부의 제도개선 논의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유족 지원과 명예 회복에도 더욱 힘써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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